에세이
글쓰기 훈련을 선언한 지 6주 째다. 5월 17일부터 일주일에 두 편의 글을 써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어떤 약속을 했을 때 그것을 해내든 못 해내든 반드시 평가와 점검이 필요하다.
5월 17일 박사님이 좋아하는 시 1 이라는 글부터 6월 17일 해외학습탐사 공지 글까지 총 15편의 글을 올렸다. 공지사항에 2편, 하고 싶은 말에 12편, 에세이 한 편이다. 돌아보니 주로 공지 성격의 글과 탐사나 수업의 후기를 썼다. 그냥 퍼나른 글도 5편이다. 순수한 글은 에세이 한 편 뿐이다. 편 수로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할 수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글쓰기 훈련의 목적은 내 안의 생각들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것인데, 순수한 에세이가 적었다는 것은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일까? 글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조금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 소재 선정의 어려움이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써야 할 지 고민을 많이 한다. 시기적절하고, 도움이 될만한 글을 쓰려고 하다 보니 소재 선정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조선일보의 만물상, 동아일보의 횡설수설, 경향신문의 여적 등의 칼럼을 관심 있게 본다. 매일 감탄한다. 역시 글쓰기 훈련을 오래한 선수들의 글은 시기적절하고, 균형감이 있어 읽어내기가 수월하다.
둘째, 독서량의 부족이다. 인풋이 충분치 않은데, 쥐어짠다고 쉽게 나올 리 만무하다. 매일 신문을 정독하고, 관련 도서를 틈틈이 읽어서 기초 체력을 쌓아야 한다. 처음부터 좋은 글은 나올 수 없다. 글쓰기는 부족한 부분을 여실히 드러낸다. 그러나 그런 드러냄이 없다면 발전도 없을 것이다. 조금 챙피하고, 부끄러워도 그냥 훈련의 과정이라고 여기면 된다.
세상만사 성공의 핵심은 깊은 관심을 오랫동안 이어가는 것이다. 어떤 일을 지속적으로 꾸준히 한다는 것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한비야가 가장 무서운 사람은 무슨 일을 매일 꾸준히 하는 사람이라고 했던 것처럼. 글쓰기도 내 몸에 습관이 되어 자동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훈련해야한다. 앞으로 남은 7주 동안 글쓰기 훈련에 더욱 몰입해야겠다.
글쓰기 훈련을 하면서
같이 하는 앤디강훈님, 도훈님,솔다렐라님, 멘토님, 창훈님, 폴스님의 글들이
저의 글쓰기에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내용에서도 자극을 받고, 글 솜씨에서도 자극을 받고
그리고 열심히 하시는 모습에서 또 자극을 받고는
아~ 나도 좀 더 열씨미 해야지 하고 용기를 갖습니다
잘하고 못하고는 그 다음 문제 ^^
글쓰기 훈련생들 다들 화이팅입니닷 !!!
앤디님 글을 보면서 앤디님이 글쓰기 자질이 풍부한 사람이란 걸 느낍니다.
앤디님 글은 군더더기가 없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간단 명료하게
적절한 단어와 표현을 잘 사용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글이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있습니다.
논리적 전개순서도 나무랄 때가 없습니다.
앤디님이 글쓰기에 고민을 하시는 게 선뜻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좋은 글쓰기 소재는 너무 거대하거나 추상적인 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오히려 작고 소소한 대상을 세심히 관찰하고 느낀 바를 글로 표현하는 훈련이야말로
글쓰기의 정수이자 좋은 작품의 본보기입니다.
고전이 된 작품이나 좋은 문학작품은 거대하고 추상적인 세계를 다룬 것 보다
소소하고 작은 일상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더 많습니다.
일단 주변의 작고 소소한 대상을 글로 표현하기로 시작해 보세요.
한결 글쓰기 부담이 적어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앞뜰 풀잎에 붙어있는 진디물이나 개미 지렁이를 자세히 관찰하여
그들의 움직임이나 행동을 관찰하고 떠오르는 단상을 글로표현한다던지,
길가다 저녁무렵에 켜지기 시작하는 간판들을 보고 떠오르는 단상을 글로 적는 다던지,
냄새나는 하수도 오물을 보고 냄새맡고 오물의 화학적 생화학적 작용을 상상하며 글로 표현해 본다던지,
우리가 지난 강의에서 배운 균사체가 식물과 공생하며 생명 생태계를 떠받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글을 써 본다던지,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글쓰기 소재가 한없이 많습니다.
좋은 글과 나쁜 글은 소재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만큼 자기가 선택한 소재에 관해 치밀하게 관찰하고 생각하고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여 표현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앤디님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에 관해 앤디님 마음속에 만들어 놓은 상상의 장애물을 떨어 내는게 시급해 보입니다.